물가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공포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빠르게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대출이자 부담은 더 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대비해서 두 배 가량 대출이자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급 물가상승률, 5월 5.4% 상승
현실이 된 인플레 우려, 빠르게 치솟는 물가
전쟁과 물류 대란, 소비 폭발 다양한 원인
물가상승세 당분가 계속 이어질 듯
한국은행, 물가 잡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사
물가 못 잡으면 7월 기준금리 2.0% 전망
하반기 대출이자 부담 더 무거워질듯
주요은행 시중금리 7% 훌쩍 넘는다
올해 5월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5.4%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 5% 선마저 뚫었습니다. 우리나라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5.4% 올랐습니다. 2008년 8월 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물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세는 고삐가 풀렸습니다. 지난 3월 4.1%로 4%대를 기록했습니다. 이윽고 불과 2개월만인 지난 5월 들어선 5%마저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2%대에서 등락을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입니다.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며 3%대로 올라선 뒤 계속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우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은 가운데 주요국 작황 부진으로 국제곡물 가격이 뛰면서 불난 물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더불어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주요 항구 봉쇄로 국제 물류가 막히면서 소비재 등 공산품이 제때 시장에 풀리 않아 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국내에선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소비와 59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이 물가를 더욱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각종 물가 상승 요인이 겹치고 겹쳐 10여 년 만에 최악의 물가를 불러들이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5%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3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각종 대내외적 요인도 향후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은 종전이 불투명하고, 중국의 무역항 봉쇄도 종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숭이 두창 등 새로운 전염병도 확산세에 접어들면서 불안감도 커집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해제로 소비가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가 상승은 결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약 14년 만의 최악 물가와 씨름 중인 한국은행이 오는 7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려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3.3%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10월 3.3% 이후 9년 7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이로써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 3.1%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이 같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훌쩍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수위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제때 꺾이지 않아 임금과 물가가 나선형의 상승곡선을 타고 계속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물가 대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열린 금통위로 돌아가 보면 앞으로 열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향후 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0.25%p 인상을 결정한 지난달 26일 정례회의 직후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당분간 물가에 더욱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곧 물가각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잘 잡히지 않는다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려 억지로라도 물가 상승률을 잡겠다는 얘기입니다.
결과적으로 금융권 및 경제계에서는 7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추가 인상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6월 현재 1.75%에서 오는 7월 2.0%로 상승할 전망입니다.
문제는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계속 올리면 서민들만 죽어난다는데 있습니다. 특히 빚으로 연명해온 자영업자들과 빚투와 영끌로 주택 및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 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 5월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전월보다 0.07% 포인트 오른 4.05%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 3월 4.09% 이후 8년 1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습니다.
세부적으로 주담대 금리는 3.9%로 2013년 3월 3.97% 이후 약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중은행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6%대 중반대로 조만간 7%를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2%로 상승하면 시중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데 있습니다. 앞선 한국은행 자료는 앞선 4월 자료로 당시 기준금리는 1.50%였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금융기관 가중 평균 금리는 지난 4월 대비 더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상 시중금리는 기준금리 상승세에 후행해 상승합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 이후 일정 기간을 두고 시중금리가 따라 오르는 식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시중은행 평균 금리가 4% 초반대였다면 지난 5월에는 4% 중반대로 치솟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르면 오는 7월이나 8월에는 시중은행 평균 금리가 5%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렇게 되면 시중은행 대출금리의 최고 구간은 7%에서 8%대로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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