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말농부로 농사를 짓는 곳은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에 위치한 한 농장이다. 토지 소유주(농장주)가 있지만 서울시와 토지주가 계약을 맺어 서울시 친환경농장으로 활용된다. 서울시에서 서울 시민 복지를 위해 마련한 곳으로 비교적 싼 비용으로 농장을 분양받을 수 있다.
농장은 운길산과 고래산, 갑산 등의 능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겹겹이 포개진 능선 사이로 개울이 흐르고, 그 개울 옆으로 넓은 밭이 펼쳐져 있다. 농장 주변으로 민가가 드문드문 있고 혐오시설은 없다. 상수원 보호구역인 만큼 깨끗하고 쾌적하다.
이곳 농장 옆을 흐르는 개울의 종착지는 북한강이다. 농장에서 차로 5분 정도 다릴면 북한강변이 보인다. 강변을 조금 더 달리다 보면 물의 정원이 나타난다. 주변에 맛집도 많고 볼거리 놀거리도 많다.
농장의 토질은 황토에 가깝다. 다만 전남 고창이나 해남 등 TV에 나오는 옥토 같은 느낌은 아니다. 흙이 곱기는 하지만 알갱이가 제법 굵다. 아무래도 산기슭이다 보니 평야지대의 찰지고 알갱이가 고운 그런 토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오랫동안 화학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았기 때문에 흙이 깨끗하다는 느낌이 든다. 맨 손으로 흙장난을 쳐도 좋을 것 같다.
농장 내 시설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러나 깨끗하다. 농장 한 켠에 조립식으로 된 아주 큰 관리동이 있고, 그 앞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은 차량 10대 정도를 한꺼번에 주차할 수 있는 사이즈다. 관리동 옆으로 지하수를 퍼올린 수돗가가 마련돼 있다. 언제든 손을 씻고, 세수를 할 수 있다.
관리동 내부에 식탁과 의자 등이 놓여져 있어 휴식 및 식사를 할 수 있다. 식탁은 6개 정도 비치돼 있다. 또 주인 할머니가 늘 앞을 지키고 있는 TV도 있다. 관리동 내부에도 별도 싱크대 시설이 돼 있다. 간단하게 쌈채소를 씻고, 음식 준비를 할 수 있다.
다만 나는 아직 주말농장에서 뭘 해먹어본 기억은 없다. 주로 농사일을 하고 주변의 맛집을 찾아다닌다. 주변에 북한강이 흐르고, 조금 더 가면 두물머리, 양수리 등이 있어 맛집이 많다.
화장실은 남/여 구분이 돼 있다. 화장실 변기는 모두 양변기이고, 세면대도 각각 별도로 놓여 있다. 청소 상태는 중하 정도 수준이다. 아주 깨끗하지는 않지만 냄새가 나지 않는다. 물도 잘 내려가고 환기도 제법 잘 되는 것 같다. 단, 휴지는 개별적으로 구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농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설은 한편에 마련돼 있는 비닐하우스다. 30m 정도 길이로, 비닐하우스 위에 검은색 차양막을 쳐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밭이 보이는 쪽 아래로 통풍이 되도록 열어 놓아 시원하다. 산과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대로 비닐하우스를 통과한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평상이 여러개 놓여 있다. 보통 이곳에서 밥을 먹거나 쉬곤 한다. 평상이 조금 낡고 더럽지만 돗자리를 깔면 문제없다. 여름에 농사일을 하고 수돗가에서 세수를 한 뒤에 평상에 돗자리를 깔고 누우면 정말 시원하고 좋다. 노곤할 때는 낯 잠도 잘 온다.
농장에는 cctv도 설치돼 있다. 혹시 모를 도난사고나, 밭에 심긴 작물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느 정도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cctv가 많지 않고, 주로 관리동 근처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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