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에 다녀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짧게 리뷰하자면 ‘충분히 매력있고 좋은 캠핑장이지만 운영이 아쉽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특히 난민촌을 방불케 하는 소음으로 새벽 1시까지 잠을 못 이뤘습니다. 늦게까지 술판을 벌이며 고성방가 하는 캠퍼들이 있었지만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캠핑장 리뷰를 시작합니다.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은 경기 가평군 설악면 가마소길 17-270에 위치합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설악IC에서 나오면 20분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동하기에 적당한 거리입니다. 강남권 기준 1시간 안쪽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주변은 산간지역이라기보다는 농촌지역입니다. 해발 649.9m의 통방산의 오른 쪽 끝에 캠핑장이 있습니다. 통방산 자체가 산이 깊고 넓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캠핑장 주변은 산간마을보다는 농촌마을 풍경이 펼쳐집니다. 캠핑장 자체도 평지에 위치합니다.
실제 캠핑장을 운영하는 주인은 논농사도 짓습니다. 소도 키우시고요. 캠핑장 관리동 바로 평에 축사가 있고요, 그 주변으로 논이 펼쳐져 있습니다. 저는 5월 14~15일 캠핑장을 방문했는데요. 이날 모내기를 하시느라 정신이 없으시더라고요.
산간지역에 있는 캠핑장이 아니어서 절경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봉우리와 능선이 겹겹이 쌓여 비경을 자랑하는 강원도권 캠핑장에 비해 경치는 그저 그렇습니다. 사실 캠핑장이 평지에 위치해 있어 주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조건도 아닙니다. 다만 한가로운 농촌 풍경에서 평화로움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캠핑장은 계곡이라기보다는 하천을 끼고 있습니다. 통방산 오른편에 흐르는 벽계천 변에 캠핑장이 위치합니다. 산에서 바로 내려오는 계곡은 아니기 때문에 수질은1 급수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뛰어들어서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물이 더럽습니다.
다만 하천이기 때문에 수량이 풍부하고 제법 깊습니다. 여기 캠핑장에 오시는 분들은 통발을 던지거나 루어 낚시를 즐기시더군요. 그냥 시골에 있는 하천에서 낚시하고 통발 던져서 매운탕 끓여 먹는 예전 천렵 수준의 놀이를 즐기시는 분들에겐 좋을 것 같습니다.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 내부는 느티나무를 많이 심어 놓아서 그늘이 짱짱합니다. 이 점은 제가 마음에 들었던 요소입니다. 최소한 수령이 10~15년은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열을 맞춰 서 있습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가 한 사이트입니다. 사이트는 여느 캠핑장과 비슷한 넓이로 구축돼 있습니다. 다만 일부 사이트는 차량이 직접 진입할 수 없습니다. 계곡을 기준으로 바로 옆의 1단, 그 뒤의 2단으로 사이트가 구축돼 있어 1단 사이트는 차량이 갈 수 없습니다.
캠핑 사이트는 파쇄석과 데크로 나뉩니다. 저는 파쇄석 사이트에서 지냈습니다. 관리동을 등지고 정면으로 하천이 흐르는데요. 왼편에는 데크존이고, 중앙은 데크와 파쇄석이 혼재돼 있습니다. 오른편은 모두 파쇄석 사이트입니다.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의 최대 장점은 아이들 놀이터입니다. 제 기준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모래놀이터입니다. 사실 이곳을 예약해 방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는 모래놀이를 아주 많이 엄청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가 캠핑장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는 모래놀이터의 유무입니다. 이번에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을 가게 된 것도 모래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곳은 따로 모래놀이터를 조성해 놓지 않았습니다. 캠핑장 옆 하천변에 넓게 분포하는 모래톱에서 모래놀이를 하면 됩니다. 비가 와 하천 수위가 높아지고 낮아지기를 반복하면 모래톱도 모양이 살짝씩 바뀌게 됩니다. 이 때 모래가 세척되고 또 상류에서 다른 모래가 와서 쌓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조성해 놓은 모래놀이터보다 더 위생상태가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 수영장과 방방장이 있습니다. 수영장은 아직 개장을 안 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설이 무난해 보입니다. 방방장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캠퍼분들이 7살 미만 어린이들을 많이 데리고 오셨습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방방장에서 놀더군요.
또 이 곳의 매력 중 하나는 각종 체험학습이라고 합니다. 저는 경험해 보지 못했는데요. 주인이 주변에서 논밭 농사를 짓기 때문에 철이 되면 농사체험을 한다고 합니다. 또 소를 키웁니다. 아침에 아이와 소를 보러 갔는데요. 아이가 엄청 좋아했습니다.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분리수거장 등 시설은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건물은 조립식으로 지어져 있고요, 기구들도 좋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관리를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요, 아주 청결했습니다. 화장실이나 샤워실을 이용할 때 불쾌한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의 최대 문제점은 소음입니다. 이곳은 장박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얼핏 봐도 장박 텐트가 15동은 넘어 보였습니다. 대부분 장박 캠퍼분들은 가족 단위로 아이들과 쉬고 즐기며 성숙하게 캐핑을 즐기시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밤새 술판을 벌이면서 고성방가 하는 캠퍼들이 엄청 섞여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캠핑 문화가 조금 잘못되고 이상한 점이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가장 심한 게 캠핑장에서 밤새 술판 벌이고, 음악 엄청 틀고, 고성방가 하는 것입니다. 난민촌 히피 느낌의 저급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이곳 캠핑장은 펜션이 섞여 있습니다. 제 사이트 뒤편으로 펜션 5동 정도가 있었는데요. 코로나 와중에도 단체로 7~8명이 방 2개를 예약해서 오셨더군요. 이분들 정말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밤새 술 마시고 놀더군요.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으로 신고하고 싶었지만 캠핑장 업주와 그분들 인생을 생각해서 참았습니다.
이렇게 캠핑장이 시끄럽고 질서 없는 이유는 우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낮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캠퍼 입장에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통상의 캠핑장을 가면 ‘매너 타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밤 10시, 혹은 9시부터 주변의 이용자들을 위해 소음을 억제하고 주변에 민폐가 되는 행동을 삼가라는 의미의 규율입니다. 대부분 평이 좋고 입소문이 난 캠핑장들은 이 매너타임이 엄청 잘 지켜집니다. 소위 관리 좀 된다는 캠핑장에서는 매너타임 준수가 절대적이지요.
그런데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은 매너타임이 없습니다. 10시는 고사하고 12시가 넘어도 술판 개판을 벌이는 사람들이 그칠 줄 모릅니다. 이 부분은 정말 최악입니다.
이렇게 매너타임이 있지도 않고, 밤늦게까지 고성방가 하는 사람을 제지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악순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에 가면 밤늦게까지 웃고 떠들고 술 퍼먹을 수 있어라'라는 생각이 그런 분들 사이에 퍼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이 주기적으로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을 애용하는 것은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모래놀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빼고는 다시는 방문하고 싶지 않은 캠핑장입니다. 무슨 난민촌에 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모래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다시 가야 할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그때는 저급한 캠퍼들을 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https://himalayamontblanc.tistory.com/41?category=891210
https://himalayamontblanc.tistory.com/34?category=891210
총평!!(매우 주관적인 평가임)
-맑은물소리오토캠핑장은 서울 동쪽(송팡, 강동, 광진) 기준 접근성은 대략 90점(40분~1시간 이내.)
-캠핑장 시설 및 청결도는 70점(화장실 청소상태 좋지만 캠핑장 시설은 그닥.)
-캠핑장 주변 환경은 50점(절경은 아닌데 그렇다고 뭐 딱히 나무랄 데는 없음.)
-캠핑장 규모 및 안전성 등은 60점(규모는 크지만 딱히 아이들이 다칠만한 요소는 많지 않음.)
-아이들 놀이시설은 70점(모래놀이터, 팡팡장, 수영장이 있음.)
-예약 편의성 및 카드 사용, 현금영수증 발급 여부 0점(네이버 예약 및 네이버 페이 사용 불가능. 현금영수증 발급 안 해줌. 무통장입금 등 현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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