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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 다감캠핑장-뷰 맛집이지만 준비가 덜된 캠핑장 : 인터라켄 펜션·카페

한국 견문록 [GO 캠핑]

by RehDen 2021. 5. 2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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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로 청평호가 보인다. 호수 건너 보납산과 산들산이 우뚝 솟아 있다. 등 뒤에는 새덕산이 버티고 있다. 비가 온 뒤라 물안개가 얕게 호수 이곳저곳에서 서성인다. 잔잔한 물가의 한 모서리가 내게로 다가온다. 처.얼.석. 귓가를 간지리듯 작은 파도가 일렁이곤 이내 사라진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청초한 호수와 푸른 산빛을 깨고 모터보트 굉음이 귓가를 때린다. 풀어놓았던 마음을 다시 주워 담는다. 후렴인 듯 모터보트는 디스코 풍의 음악소리를 내뿜으며 시종일관 눈 앞에서 반원을 그리며 곡예를 한다. 그 모습이 바쁘다.

바로 옆 데크에는 젊은 커플이 와 있다. 늦은 오후, 그들은 이미 소주잔을 몇 순배 돌렸다. 성능 좋은 우퍼 스피커를 타프 밑 가장 중앙에 배치했다. 시간이 갈수록 볼륨은 높아진다. 발라드에서 댄스를 거쳐, 힙합으로 음악이 바뀐다. 노래를 따라 그의 흥도 절정에 다다른다. 이내 후렴구에서 참았던 괴성을 터트리며 목청껏 노래한다. 그는 이미 술과 풍경과 방종에 취했다. 최악이다.

청평 다감캠핑장 정면으로 청평호와 산들이 보인다.


목요일 저녁. 라볼이를 피칭해 볼 겸 집 근처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지난달 미래 예약해 둔 청평 다감캠핑장. 청평호 뷰가 너무 멋졌습니다. 일명 뷰 맛집이란 곳이 이런 곳일까 하며 홀리듯 빈자리를 찾아 예약을 했습니다. 저녁이나 먹고 오자며 예약한 캠핑장 일정과 라볼이 폴대 재배송 날이 겹쳤습니다. 시작은 좋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늦은 오후 집에서 30분 거리의 청평 다감캠핑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은 너무 좋았습니다. 비가 온 뒤라 공기는 산뜻했고, 차는 막히지 않았습니다. 대성리역을 지나면서부터 오른쪽 옆으로 북한강이 손짓합니다. 상류로 향하는 저에게 마치 “내가 이미 지나온 길이라 잘 알아. 조금 만 더 가면 높은 산도 넓은 호수도 있어. 잘 다녀와, 풍경이 너무 멋져”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청평 다감캠핑장에서 바라본 청평호.


청평댐 근처에서 청평호 방향으로 우회전합니다.음식점 몇 곳을 지나치면 이내 아름드리 나무들이 길 옆을 붙잡고 서 있습니다. 오래된 벚나무는 빗물에 흑빛으로 깊게 침전해 있었습니다. 그 아래로 청평호 물결이 일랑였습니다. 흔들리는 물결은 마치 봄을 지나 꽃잎을 잃어버린 벚나무를 달래듯 땅으로 땅으로 몰려듭니다.

이내 조금 더 호수 깊숙한 곳으로 차를 달리면 수변으로 음식점과 카페, 펜션, 수상레저 선착장 등이 나타납니다. 반대편 산이 깎인 자리에는 전원주택들이 바둑돌처럼 간격을 유지하며 박혀 있습니다. 모두 호수 쪽으로 창을 넓게 냈습니다. 교외의 한가로운 풍경 사이로 우뚝 솟은 그 건물들은 말해줍니다. 이곳은 유원지라고.

청평호 곳곳에 펜션과 음식점, 수상레저시설 등이 개발돼 있다. 조금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다.

 

그렇게 호수와 숲이 주는 감동과 그 속에 점점이 박힌 콘크리트 더미들이 풍기는 이질적인 느낌을 머릿속에서 교차시키며 차를 몸니다. 아무 생각이 없어질 즈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청평면 방향에서 오다 보면 오른편이 청평 다감캠핑장입니다. 하지만 체크인은 왼편 산을 깎은 자리에 들어선 인터라켄 카페에서 해야 합니다. 카페에 들어가 발열체크와 큐알코드를 찍으면 체크인이 시작됩니다.

청평 다감캠핑장 체크인이 진행되는 인터라켄 카페.


알바생 분이 캠핑장 시설 및 데크 설명과 유의사항 등을 간단하게 말해 줍니다. 그러고는 자기를 따라 같이 캐핑장으로 같이 내려가자고 말합니다. 데크 위치와 샤워실, 화장실, 개수대 등 시설 이용에 대한 설명을 해주겠다고 합니다.

다시 차를 몰고 인터라켄 카페 길 건너편에 있는 인터라켄 펜션 옆길로 내려갑니다. 강으로 떨어지듯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정면에 청호수상레저 입구가 나타납니다. 거기서 좌회전하면 인터라켄 펜션 마당입니다. 캠핑장은 거기서부터 직선거리로 200m 즈음 되는 곳에 조성돼 있습니다.

페년 건물 끝, 잔디밭 시작점에서 차량 진입이 막힌다. 사진 정면 건물 앞 캠핑장까지 짐을 들고 날라야 한다.


청평 다감캠핑장은 펜션과 카페, 수상레저 시설에 딸린 조그마한 캠핑장입니다. 인터라켄 카페, 인터라켄 펜션, 청호수상레저 그리고 청평 다감캠핑장이 모두 한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인터라켄 펜션과 카페와 청호수상레저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마당 한편에 우두커니 데크 4개가 놓여있습니다. 그리곤 캠핑장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인터라켄 펜션.


차량은 캠핑장 내부까지 진입하지 못합니다. 청호수상레저 입구에서 펜션 건물 앞을 조금 지나치면 카페와 펜션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마당이 있습니다. 그 곳에 잔디가 심겨 있습니다. 그 잔디 끝에 경계석이 서 있고, 차량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캠핑장 입구에는 청호수상레저 주차장과 시설이 있다.


캠핑장은 그 잔디밭을 지나 마당 끝 공터에 있습니다. 그 공터의 뒤편에는 펜션 건물이 있습니다. 그 건물 앞에 키가 큰 나무들이 몇 그루 서 있고 낮은 쥐똥나무(혹은 사철나무) 울타리가 호수와 마당의 경계를 구분 짓습니다. 그 사이에 우두커니 테크 4개가 누워 있습니다.

잔디밭이 끝나는 지점, 공터에 데크 4개가 설치돼 있다.


뷰는 정말 좋습니다. 인터라켄 카페와 펜션, 청호수상레저가 있는 곳은 배산임수 지형입니다. 뒤로는 산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산 허리가 잘려 도로가 나 있습니다. 도로 바로 아래 모래 둔덕처럼 낮게 드리운 땅에 건물과 시설과 마당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청평 다감캠핑장에서 바라본 청평호.


마당은 바로 청평호와 맞대고 있습니다. 호수의 물이 파도에 일렁거리면 청평 다감캠핑장 마당을 두드립니다. 그 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쫑긋 솟습니다. 바닷가에서 느끼는 파도소리와는 또 다릅니다. 힘이 없는 듯 낮고 느리게 땅을 두드립니다. 청평호는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게 와서 왔는지도 모르게 다시 갑니다.

청평 다감캠핑장에서 바라본 청평호.


하지만 뷰 말고는 아쉬움이 많은 캠핑장입니다. 우선 오토캠핑장이 아닙니다. 차에서 짐을 내려 200m 정도를 걸어야 데크에 닿을 수 있습니다. 짐을 옮기면 차는 다시 위쪽 도로가 주차장으로 올려야 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손님들의 발길이 드문 평일 저녁 무렵이라 다행히 차를 청호수상레저 입구 근처에 댈 수 있었습니다.

데크가 조성된 곳은 과거 카페 마당으로 쓰였던 곳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이 야외에서 옹기종기 모여 차 마시고 수다 떨도록 조경이 돼 있고, 돌 테이블과 의자도 놓아져 있습니다. 그런 과거의 조경과 지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데크를 놓았습니다.

인터라켄 카페와 펜션, 캠핑장 등이 함께 사용하는 잔디밭.


데크 자체도 기울거나 들썩거립니다. 처음에 데크를 좁게 설치했는지 나중에 덧댄 흔적도 있습니다. 기존 데크와 덧댄 테크 사이에 낙차가 심해서 그 위에 텐트를 치면 잘 때 등이 배길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데크 주변에 청소상태가 너무 안 좋았습니다. 이전 캠퍼들이 버리고간 쿠킹호일부터 나무를 때고 나서 처리하지 않은 잔재들까지 그대로 데크 옆에 버리고 갔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버리고 간 쓰레기를 캠핑장에서 치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관리가 안 된다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데크 주변에 이전 캠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운영 면에서도 덜 준비된 느낌이 듭니다. 출발할 때 전화로 주인에게 “장작이 있냐, 장작을 살 거다”라고 말했습니다.주인은 “장작을 판매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문과 결제, 수령까지 동선이 길고 복잡합니다. 우선 카페에 올라가서 장작 가격 결제하고, 알바생과 펜션 마당으로 내려옵니다. 그러면 알바생이 펜션 옆 가건물에서 통나무를 꺼내옵니다. 옆에 놓인 도끼로 그때부터 장작을 팹니다.

장작을 사면 알바생이 내려와 장작을 직접 패준다.


장작이 신선합니다. 물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어 불이 붙지 않습니다. 토치로 불을 붙이는데 부탄가스 한통을 다 썼습니다. 그래도 장작에서 계속 연기가 납니다. 연기를 마시며 계속 불을 붙이다 보면 시간이 다 지납니다. 장작이 불완전 연소되고 불꽃이 사그라들 때쯤 다시 새 장작을 넣습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다시 장작에 불이 잘 안 붙고, 연기가 많이 납니다. 눈이 따갑습니다.

젖은 장작을 토치로 아무리 가열해도 불이 붙지 않고 연기만 난다.


캠핑장 주변도 복잡하고 어수선합니다. 아까 지나처 온 잔디밭과 마당에는 카페 손님들을 위한 야외 시설물이 존재합니다. 아크릴(혹은 유리)로 만든 야외 방갈로가 4개 정도 설치돼 있습니다. 그 앞으로는 사각형 프레임을 짜고 거기에 하얀 천으로 커튼을 단 커플 석이 4개 놓여 있습니다. 카페 손님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주말이면 이곳 마당에서 카페 손님과 펜션 투숙객, 캠퍼들이 뒤섞여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조용하고 한가롭게 청평호를 바라보며 힐링하시려고 오시는 분들은 더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실 것만 같습니다.

인터라켄 펜션 바베큐 존을 지나쳐야 청평 다감캠핑장으로 들어설 수 있다.


편의시설도 캠퍼들만 온전히 누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펜션 맨 아래층에 바비큐 시설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끝에 화장실과 샤워실과 개수대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 시설들도 캠핑장 전용으로는 안 보입니다. 주말에는 엄청 분빌 것 같습니다.

인터라켄 펜션 1층에 마련된 화장실과 샤워실, 개수대 시설. 펜션 계단 끝과 맞닿아 있고, 잔디밭과 연결돼 있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화장실 청소 상태는 좋지 못합니다. 시설은 노후화가 진행됐고, 화장실 곳곳에 담뱃재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소변기 아랫부분은 누렇게 때가 끼었고, 중간에 벌레들이 기어 다닙니다.세면대도 광을 잃어버린 지 오래된 것처럼 보입니다.

청평 다감캠핑장 화장실 상태.


샤워실은 다른 캠핑장들과 비교해 제 주관으로는 시설 및 청결도가 중간 정도 됩니다. 타일로 잘 마감이 돼 있고, 샤워 꼭지가 2개 마련돼 있습니다. 다만 샤워부스가 따로 분리돼 있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뜨거운 물은 잘 나온다고 하니 위안이 됩니다.

개수대는 깨끗합니다. 다만 수도꼭지가 고정이 잘 안돼서 물을 틀고 끄는데 덜컹거립니다. 그것 말고는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뜨거운 물은 잘 나옵니다.

청평 다감캠핑장 샤월실과 개수대.


저는 이날 늘 그렇듯 4살 아들과 단 둘이 청평 다감캠핑장을 찾았습니다. 이날 캠핑장에서 약 3시간 정도 머물다 집에 왔습니다. 텐트를 치기 위해 짐을 나르고, 텐트를 쳤습니다. 불을 피우기 위해 장작을 사러 갔다가 내려와서 장작이 다 패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고는 토치로 나무를 강제로 말리고, 불이 붙기를 기다리다 겨우 고기 몇 점을 텐트를 철거했습니다.

저희는 세 번에 한 번은 밤에 캠핑장에서 자지 않고 집에 돌아옵니다. 아들이 엄마가 보고 싶다며 집으로 가자고 조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저녁만 먹고 일찍 집에 가자고 한적은 없습니다. 통상 저녁을 먹고, 조금 더 놀다가 씻고 10시 즈음 잠자리에 눕습니다. 그러면 아들이 조용히 제 귀에 대고 “나 엄마 보고 싶어. 집에 갈래”하는데 말이죠. 아들도 느끼나 봅니다.뭔가 다른 캠핑장과 다른 그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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