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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해피초원목장-춘천호가 보이는 산과 들에서 마음껏 뛰놀며 양과 소와 교감하다 : 1편

한국 견문록 [국내여행]

by RehDen 2021. 5.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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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염소를 방목한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온몸에 긴장 감돈다. 양을 맞딱드리면 어떻게 하지? 그 생각에 잠시 발걸음이 무겁다. 하지만 이내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는다.양들은 내 곁에 가깝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멀리 도망가지도 않는다. 그들은 아예 내게 관심이 없다.

 

양과 염소들은 적당한 거리에서 풀을 뜯으며 논다. 가끔 자기들끼리 머리를 박으며 서열싸움을 벌인다. 나는 목책 안을 따라 놓인 등산로를 따라 정상 부근의 전망대를 찾아간다. 그러는 동안 무리 지어 뛰노는 양들과 염소들의 울음소리가 가까워지고,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다시 목책을 나와 산길을 걷는다. 길 왼쪽으론 자연림 그대로의 숲이 보존돼 있다. 오른쪽으론 길을 따라 나무 목책이 가지런하다. 조금 전 지나온 양과 염소 목책을 지나, 이제부턴 한우를 키우는 목책이 이어진다. 이 울타리의 끝에 전망대가 있다.

 

해피초원목장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춘천호.

 


2020 5월이 무르익던 어느 주말. 차를 몰고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아무 계획도 없이 호수가를 거닐자며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았습니다. 의암호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커피를 한잔 하면서 여유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차를 몰아 경춘가도를 달렸습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뚫린 이후로 경춘가도는 옛길이 됐습니다. 대성리를 지나칠 때도, 청평 시내를 통과할 때도 길은 막히지 않았습니다. 수월하게 가평 시내를 지나 춘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카시트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차를 조금 더 오래 몰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춘천호 풍경.

 

그렇게 의암호를 따라 한없는 드라이브가 시작됐습니다. 오른쪽으로 호수를 끼고 한 없이 달리다 보니 춘천호를 만나게 됐습니다. 춘천댐 위에 놓인 길을 돌아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부드럽게 물가로 잎을 내린 벚나무들이 바람이 흩날릴 때마다 물빛과 눈인사를 나눕니다.

 

아침에 잠시 비가 온 뒤 궂은 날이었습니다. 하늘은 맑지 않고 햇볕도 아직 고개를 들지 못한 오전입니다. 12시 즈음 춘천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카페를 찾았습니다. 카페 뷰라는 새로 생긴 곳이었습니다.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춘천호를 바라봤습니다.아이는 흔들의자에 누워 제 엄마의 겉옷을 덮고 여전히 새근새근 잠을 잡니다.

 

춘천호 앞 카페뷰에서 아이에게 간식을 먹였다.

 

맑은 날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햇볕이 없어 좋았습니다. 큰 비가 내리지 않아 호수도 잠잠합니다. 이날은 바람도 크게 성미를 내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좋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잠시 뒤 아이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간식으로 가져온 빵을 먹이고 음료 한 잔을 시켜 목도 축여줬습니다. 그 사이 아내는 열심히 스마트폰을 두드렸습니다.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블로그를 뒤졌습니다. 잠시 뒤 아내는 카페 바로 위에 좋은 곳이 있었다면 반색을 했습니다.

 

카페 뷰에서 바라본 춘천호.

 

그렇게 해피초원목장에 들어섰습니다. 아이가 생긴 뒤로 늘상 있는 일입니다. 계획과 다르게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점점 당연해졌습니다. 측흥적으로 어디론가 떠나고, 그 곳에서 재미있고 새로운 곳을 발견하는 일이 이제는 재미있습니다.

 

해피초원목장은 강원 춘천시 사북면 춘화로 330-48에 있습니다. 목장은 춘천호의 상류 지역에 위치하는데요. 북서쪽으로 춘천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북쪽이 낮은 쪽이고, 남쪽을 따라 산 능선이 정상(삿갓봉)까지 이어져 있고, 그 비탈에 목장이 조성돼 있습니다.

 

해피초원목장 주차장.

 

해피초원목장은 7만 평 초지에 한우를 방목 사육하는 농장입니다. 강원도의 한우 브랜드인 강원한우 체험농장으로 강원한우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강원도 12개 시군과 6개 축협에 의해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개인이 혼자서 운영한다기보다는 강원한우 브랜드의 협력과 지원을 받아 세워지고 운영된다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해피초원목장의 주차장은 아주 넓었습니다. 산을 깍아낸 자리를 평평하게 만들고 굵은 모래를 깔았습니다. 다만 비가오고 차들이 드나들면서 모래가 쓸려내려 가고,흙에 물길이 생겨 조금 울퉁불퉁합니다. 간혹 진흙으로 된 곳도 있습니다. 타이어가 이런 곳을 싫어합니다.

 

해피초원목장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가는 길.

 

주차장에는 안내요원들이 많이 서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친절하게 안내를 해줍니다. 그렇게 차를 대고 나면 곳곳에 화살표가 서 있습니다. 해피초원목장 매표소로 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주차장을 벗어나 조금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발 밑으로 등산로에 까는 야쟈 매트가 깔려있습니다. 조금 더 오르면 하우스대로 만들어진 터널이 나옵니다. 대만 덩그러니 서 있어 조금 기괴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길을 돌아 오르면 매표소가 나옵니다. “행복을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게 청구서 비용이 얼마인지 안내합니다. 일반인 6000, 경로(65세 이상) 2000, 장애인 3000, 유아(36개월이하) 무료(단체시 예외임), 국가유공자 무료라고 쓰여 있습니다. 행복을 주는 것 치곤 싸다는 생각을 하며 아내와 제 비용 12000원을 지불하고 행복권을 샀습니다.

 

해피초원목장 입장료.

 

매표소를 지나치면 정면으로 길게 길이 나 있습니다. 오른편으로 화장실과 공작새 우리, 토끼 우리, 강원한우홍보관 등의 건물들이 있습니다. 왼편으로는 넓은 잔디광장과 수영장, 연못 등이 있습니다. 공장색 우리와 토끼우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매점에서 먹이를 사서 아이와 함께 먹이주기 체험을 했습니다.

 

그 다음 방향을 바꿔 잔디광장으로 향합니다. 광장에 아이들이 탈 수 있는 자전거와 장난감 자동차 등이 있습니다. 아이가 신나게 자전거를 탑니다. 그리곤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물이 없는 거을 보자 연못으로 갔습니다. 연못에 올챙이들이 수십억마리를 돼 보입니다. 물 반의 반, 올챙이 반넘게 반입니다.

 

해피초원목장에 들어서면 공작새와 토끼 우리, 잔디광장 등이 펼쳐진다.

 

그렇게 아이의 의식대로 입구 근처에서 놀다 보니 그제야 정신이 듭니다. 목장을 한바퀴 둘러보자, 양과 소를 보자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유도해 조금 더 안 쪽으로 들어갑니다.

 

강원한우홍보관은 엄청 길게 지어진 목조 건물입니다. 그 안쪽에는 식당과 매점도 있습니다. 일단 그곳을 지나쳤습니다. 그 옆으로 옛날 외양간을 재연해 놓은 곳에 소 2마리가 있습니다. 옆에 지푸라기를 가져다 소에게 먹이를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처음에는 조금 무서워하더니 이내 지푸라기를 소에게 내밀었습니다. 소와 교감하는 순간입니다.

 

잔디광장에 아이들 놀이 장난감도 많습니다.

 

소가 참 잘생겼습니다. 털도 잘 정리돼 있어 표면이 매끄러워 보입니다. 뿔도 구부러지지 않고 잘 솟은 놈들만 골라서 이렇게 관광객들 앞에 세웠나 봅니다.아주 멋지고 아름답고 순한 소들이 지푸라기를 주면 넙죽넙죽 잘 받아먹습니다.

 

소와의 교감을 마치고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외양간 길 건너는 양과 염소 수십 마리가 방목돼 있는 방목장의 입구입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그곳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해 목책의 문을 통과합니다.

 

아이가 용기를 내 소에게 지푸라기를 줬다.

 

방목장으로 들어가는 것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필수 관광코스입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우선 해피 초원목장의 랜드마크인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서입니다. 목책 안에는 길이 나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등산을 하다 보면 전망대가 나옵니다. 그 전망대에서 바라다보는 춘천호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멋있습니다.

 

더불어 동물들과의 교감도 목책 출입의 목적입니다. 해피초원목장은 전망대에 오르는 길을 목책 안으로 내서 사람들이 오고 가면서 자연스럽게 동물들과 교감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동물들도 사람들을 크게 신경 쓰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목책 안에서 자기들의 삶을 즐깁니다.

 

해피초원목장 방목장으로 들어가는 길.

같은 공간에 사람과 동물들이 수시로 드나들다 보면 때로 서로 간 접점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이날도 어떤 아이들은 양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털을 만지기도 했습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벤치들이 많이 놓여 있는데요, 사람들이 쉬고 있으면 양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양을 만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양들이 모여 있는데, 사람들이 다가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도 동물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 발생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방문한 날은 이런 경우 양과 염소들이 모두 도망가곤 했습니다.

 

해피초원목장 방목장 내에서 양들과 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해피초원목장 리뷰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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