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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신나는 모래놀이-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을 땐 영종도 왕산해수욕장

한국 견문록 [국내여행]

by RehDen 2020. 5.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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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황금연휴였던 5월 2일 집에만 있기가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나도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아이는 평소에도 모래놀이를 좋아한다. 산은 싫은데 바다에 가는 건 좋다고 했다. 그래, 바다로 가자!

 

동해로 가고 싶었다. '바다 하면 동해지!'라는 생각이 고정관념처럼 머리에 똬리를 틀고 있다. 하지만 동해는 너무 멀었다. 연휴기간이기 때문에 가는 길과 오는 길 모두 차가 막힐 것 같았다. 무엇보다 동해로 가려면 1박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은데, 마땅한 숙소가 없었다. 이미 황금연휴로 웬만한 곳은 풀 부킹이 끝났다. 호텔과 리조트는 객실이 없었고, 모텔 정도만 남았다. 모텔에서 자는 건 싫었다.

 

지도 앱을 켜고 고속도로 상황을 점검했다. 오전 10시 기준 서울에서 양양까지 2시간40분 정도 걸린다고 나왔다. 가는 것도 문제였지만 올 때도 차가 제법 막힐 것 같았다. 빠르게 포기하고 대안을 찾았다. 동해바다는 다음 기회로~

 

지도 앱으로 해수욕장을 검색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는 영종도였다. 을왕리나 동막 중 한 곳에 가면 될 것 같았다. 바로 옷을 입고, 모래놀이 장난감을 준비해서 집을 나섰다. 참고로 내가 사는 곳은 남양주 다산신도시다. 서울 동쪽에서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까지는 평상시 약 1시간이 걸린다.

 

길은 막히지 않았다. 11시 정도에 집을 나섰다. 점심은 을왕리에서 먹기로 했다. 아내는 바지락 칼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 가는 길에 아내가 바지락 칼국수 맛집을 검색했다. 을왕리해수욕장 일대에 괜찮아 보이는 집이 나왔다. 리뷰도 적당했다. 전화를 걸었다. 예약은 받지 않고, 오는 순서대로 입장하면 된다고 했다. 손님은 적당해 있다고 했다.

 

 

영종도에 도착해 을왕리해수욕장 입구에 다다랐다. 차가 너무 붐볐다. 2차선 도로에서 해변 쪽 식당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진입하는 골목길은 차들로 꽉 찼다. 완전히 도떼기시장 같았다. 식당에 다시 전화를 해봤다. 자리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골목이 너무 막히는 게 좀 걸렸다. 골목을 빠져나왔다. 앞에 해변이 보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식당마다 손님도 너무 많았다. 사람이 치이는 게 싫었다.

 

빠르게 핸드폰을 켜고 주변을 검색했다. 바로 옆에 왕산해수욕장이 있었다. 그 근처 칼국수집을 검색했다. 신안횟집이란 곳이 눈에 띄었다. 그리로 가기로 하고 다시 골목을 빠져나와 2차선 도로에 올랐다.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은 가깝다. 작은 고개 하나만 넘으면 된다. 차로 5분 거리다.

 

 

왕산해수욕장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차도 사람도 을왕리해수욕장에 비해 적었다. 이리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식당도, 카페도 적당히 있었다. 해변은 오히려 더 깨끗해 보였다.

 

신안횟집은 주차장이 넓었다. 가게 바로 앞에 차를 6대 정도 댈 수 있었다. 바로 옆 공터도 신안횟집 주차장이었는데 차가 15대 정도 들어갈 것 같았다. 건물은 새로 지은 2층이라 깔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위치였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식당이 붙어있었다. 식당 야외 테이블 바로 앞에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우리는 야외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칼국수를 시켰다. 

 

 

아이는 바다를 본 그 순간부터 기다리지 못하고 모래놀이가 하고 싶다고 했다. 준비해온 모래놀이 장난감과 돗자리를 바로 앞 모래사장이 풀었다. 아이가 너무 신나게 모래밭을 뛰어다녔다. 장난감을 가져온 삽으로 연신 모래 파기를 했다. 포클레인 장난감으로 모래를 퍼서 덤프트럭 장난감에 싣기도 했다. "너무너무 재밌다"며 배고픔도 잊은 채 모래놀이에 열중했다.

 

그러는 동안 칼국수가 나왔다. 바지락 칼국수!! 놀랄 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또 맛이 없지도 않다. 바지락을 듬뿍 넣고, 호박과 당근 등으로 우린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했다. 간도 적당했다. 면은 조금 두껍고 찰기가 덜했다. 국물은 아주 맛있는데, 면이 조금 부족한 그런 느낌이랄까!!! 가격은 1인분에 8000원이었다.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선택이다.

 

 

신안횟집의 백미는 김치다. 칼국수의 약간 1% 부족한 맛을 김치가 잡아준다. 김치는 주인이 직접 담근다고 했다. 배추김치와 순무김치가 나왔는데, 맛이 정말 좋았다. 푹 익은 김치를 좋아하는 나는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김치를 맛봤다. 다만 약간 맵다. 

 

야외에서 칼국수를 먹으며 계속 아이가 잘 놀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점은 신안횟집의 최대 장점이다. 또 주차비가 무료라는 점은 최고다. 왕산해수욕장 일대 유료주차장의 당일 주차요금은 1만 원이다. 신안횟집은 주차장이 넓어, 식사 손님들이 차를 조금 늦게 빼도 눈치조차 주지 않았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주인에게 "차를 조금 더 세워놓아도 되냐"라고 물었다. 주인은 친절하게 "네, 괜찮습니다. 차 들어오면 빼주시면 돼요"라고 했다.

 

주차가 해결됐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조금 더 바다 쪽으로 돗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모래놀이를 시작했다. 아이는 정말 신나게 모래놀이를 즐겼다. 손으로 모래를 파고, 구덩이를 만들었다. 또 모래 위를 떼구루루 구르며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너무너무 재밌어"를 연발했다.

 

아내와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오랜만에 바닷가에서 아이가 야외활동을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집에서, 혹은 아파트 놀이터에서 하지 못하던 놀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스트레스를 푸는 일일 것이다. 아이가 지칠 때까지 놀게 해주고 싶었다.

 

주변에도 우리와 같은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손님들이 많았다. 모두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가 모래놀이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전체적으로 모래는 깨끗했다. 모래 알갱이도 곱고, 적당히 촉촉해서 아이들이 놀기 좋았다. 무엇보다 모래에 이물질이 거의 없었다. 유리나 금속 파편 등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봤는데,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아이가 안전하게 놀기에 참 좋았다.

 

앞에 바닷가도 시원하게 트여 있어 좋았다. 바다 앞에 섬이나 제방 등이 없어 바다를 감상하는 맛도 좋았다. 또 양쪽 끝으로 낮은 언덕이 해변을 반원 형태로 감싸 안은 지형 때문인지 아늑하게 느껴졌다. 파도가 높이 치거나,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는 그런 해변이 아니라서 여름에 적당히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아 보였다.

 

아이는 2시간 가까이 모래놀이를 신나게 했다. "이제 다 놀았어"라고 물었는데, 엄청 해맑게 "잘 놀았어"라고 말했다. 선과 발, 온몸에 모래가 묻었다. 이제 모래를 씻어내는 게 일이었다. 차에 그대로 태우면 정밀 세차를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

 

다행히!!! 신안횟집은 야외 테이블 한쪽에 수도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아이를 그곳에서 씻기고, 모래를 싹 털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횟집을 떠나면서 사장님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며 나왔다. 다음에도 아이가 모래놀이를 하고 싶다고 하면 주저 없이 이 횟집을 찾고 싶을 만큼 만족했다.

 

 

 

https://himalayamontblanc.tistory.com/33?category=8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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