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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하동관, 시간과 세월이 만나 완성된 곰탕 한그릇

한국 견문록 [맛집기행]

by RehDen 2021. 6. 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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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일찍 사무실을 나섰다. 대로변 빌딩 숲 사이를 걷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횡당보도 몇 개를 건너 좁은 골목길로 접어든다. 머리 위로 따라오던 햇살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하동관 앞에 도착했다.

 

이른 점심시간에도 대기줄이 길다. 족히 15팀은 앞에 서 있다. 문 밖 골목에서부터 가게 안 계산대 앞까지 늘어선 사람들은 저마다 얼굴 가득 기대를 품고 있다. 긴 대기줄에 짜증을 내는 사람은 없다. 곰탕이 그렇듯 기다림도 좀 오랜 시간 묵어야 맛이 든다.


명동 하동관 특곰탕.

 

 

오랜만에 점심 약속이 없는 날이다. 사무실에 있는 선배와 후배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다. 메뉴는 간편하면서도 속이 든든한 곰탕. 누가 뭐랄 것도 없이 하동관에 가기로 했다. 광화문과 을지로 인근에서 곰탕으로 제일 유명한 곳이 하동관이다.

 

 

하동관에 가기 위해서 30분 일찍 사무실을 나섰다. 12시에 맞춰가면 대기줄이 30팀을 넘기기 일수다. 그렇다고 11시에 나가기에는 오전에 밀린 일이 너무 많다. 적당한 시간 11 30분에 하던 일을 대강 마무리하고 길을 나선다.

 

명동 시내 입구에 하동관 간판이 보인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엔 구름도 한점 없다. 오늘은 햇살도 한발짝 물러나 쨍하지 않은 날이다. 바람이 적당해 걷기에 좋은 점심이다. 시청 근처에서 명동까지 걷는 길은 쾌적한다. 대로변 빌딩 옆으로 보도블록이 가지런하다. 더 없이 걷기 좋은 날이다.

 

하동관 간판.

 

하동관 앞에 도착하니 이미 줄이 제법 길다. 족히 15팀은 돼 보인다. 현관 밖 도로를 따라 늘어선 줄은 홀 외곽 식수대를 한 바퀴 돌아 계산대 앞까지 서 있다. 현관을 넘어 홀 외곽을 돌아 드디어 계산대 앞까지 왔다.

 

하동관 입구에 줄이 길다.

 

하동관은 선불이다. 입장할 때 먼저 주문을 하고 식권을 받는다. 그리고 자리가 나면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조금 뒤 곰탕에 넣어 먹는 잘게 썬 파가 나온다. 그리곤 주문한 곰탕과 깍두기와 김치가 등장한다. 식탁에 앉기까지 긴 기다림이 있지만 막상 주문을 하고 나면 지체가 없다.

 

 

하동관 2층 올라가는 계단.

 

오늘은 2층 자리로 올라왔다. 1층엔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코로나도 있고 해서 비교적 한적한 2층으로 올라왔다. 2층에 빈 자리가 제법 보인다. 평소 같으면 한두명 앉아 있는 테이블에 합석을 하겠지만, 코로나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식탁 한 켠에 찾아보기표로 거리두기라고 써 있다.

 

하동관 2층 주방 풍경.

 

그래서 온전히 빈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린다. 마침 바로 앞 구석에 2명서 식사를 하고 일어서다. 곧장 직원이 와 빈그릇을 치운다. 우리는 그 자리로 가 앉았다. 직원이 식권을 가져가고, 다시 돌아와 식탁을 마자 치운다. 그리고는 곰탕과 깍두기와 김치를 가져다준다.

 

하동관 기본 테이블 세팅.

 

우리는 특곰탕을 시켰다. 하동관 곰탕은 한우 사골을 우린 곰탕은 아니다. 한우 살코기와 내장을 푹 고와 맑은 국물을 만들었다. 사실 사골을 곤 곰탕보다는 베트남 쌀국수에 더 가깝다. 한우 살코기를 오래 고면 맑고 담백한 특유의 육수가 만들어진다. 거기에서 베트남 고유의 향을 제거하면 하동관 곰탕과 같은 맛이 날 것 같다.

 

김치와 깍두기, 특곰탕.

 

고기는 아주 얕게 썰어 얹었다. 내장도 마찬가지다. 사실 곱창이나 이런 부위도 들어간 것 같은데 형태는 없다. 그냥 얉게 썰어 고기처럼 보이는 하얀 곱창이 국물 위에 떠 있다. 정확히 어떤 부위의 살코기와 내장이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특이한 점은 국물의 온도다. 하동관 곰탕은 방짜유기 대접에 밥과 국이 말아져 나온다. 그런데 토렴이 일반 국밥집과는 다르다. 찬밥에 국물을 부어 토렴을 해서 국과 밥의 온도가 미지근하다. 국밥은 꼭 뜨거워야 하는가? 아니다. 적당히 미지근한 하동관 곰탕의 온도가 딱 좋다.

 

하동관 김치와 깍두기는 정말 맛있다.

 

깍두기와 김치는 한 종지에 같이 나온다. 상큼하고 새콤하면서 달짝지근하고 짭짤한 깍두기 맛이 일품이다. 김치는 아삭하고 개운한 뒷맛이 좋다. 나무랄데가 없는 반찬이다. 특별히 짜거나 맵지 않고 대중의 기호에 잘 맞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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