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솔모로CC에서 라운딩을 했습니다. 아침 7시 43분 티업이라 아침은 클럽하우스에서 먹었습니다. 라운딩 중간에 그늘집에서 간단히 문어무침과 순대를 먹고 후반을 돌았습니다. 운동을 마치니 1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골프장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귀가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출근을 위해 정말 간단히 점심만 먹고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솔모로CC 회원이셔서 자주 이곳에 오시는 동반자께서 근처에 맛집이 있다며, 미리 예약해 놓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이 보내주신 URL을 보고 그 집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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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imalayamontblanc.tistory.com/48
청강. 음식점 이름입니다. 옛날 한정식이나 일식집 분위기의 이름입니다. 그러나 한정식도, 일식집도 아닙니다. 그냥 회집이었습니다. 내륙인 여주에서 회라니요. 그 맛이 궁금했습니다.
청강은 솔모로CC에서 이천 IC로 향하는 길가에 있습니다. 청강은 솔모로CC에서 멀지 않았습니다. 길이 막히지 않아 차로 1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주소는 경기 이천시 부발읍 경충대로 1748에 있습니다.
청강은 대로 오른편에 위치해서 차를 몰고 식당 주차장에 진입하기 참 쉽습니다. 길을 가다 보면 도로 바로 옆에 입간판이 크게 서 있습니다. 하얀 바탕에 한자로 淸江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 위에 빨간색으로 작게 청강이라고 한글로 써 놨습니다.
맑을 청에 강 강. 곰곰 생각해보면 여주와 참 잘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여주는 예부터 남한강의 본류가 흐르는 중간지점으로 맑은 물과 금빛모래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실제 여주시 금사면은 우리 말로 풀면 금빛모래라는 뜻입니다. 예전 여주 남한강변에서 캠핑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모래가 아주 고왔습니다. 지금은 4대강 때문에 많이 망가졌죠.
주차장은 아주 넓습니다. 주차 관리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차를 30대는 거뜬히 댈 수 있습니다. 이날도 차가 15대 정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자리가 많이 남았습니다. 우선 주차장은 합격입니다.
식당은 2층 건물의 1층만 사용합니다. 외간은 평범한 옛날식 벽돌 건축물입니다. 실내로 들어갑니다. 통영이나 거제도 등 바닷가에 가면 볼 수 있는 그런 풍경의 실내입니다. 회집 특유의 정갈하고 깔끔한 그런 모습니다. 평범한 나무식탁과 나무의자가 가지런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화분들이 서 있습니다.
청강의 메뉴는 몇가지 되지 않습니다. 이곳은 세꼬시와 물회 전문점입니다. 그리고 생우럭 매운탕과 어칼국수, 회덮밥, 알밥 등을 팝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일식집은 아닙니다. 정식도 없고, 보통 일식집에서 나오는 것처럼 모둠회도 없습니다. 초밥은 당연히 없습니다.
저희는 광어, 도다리 세꼬시와 물회를 시켰습니다. 세꼬시부터 나왔습니다. 4인분에 맞게 아주 큰 접시에 수북하게 회가 쌓여있었습니다. 썰려진 회를 보는 순간 이곳이 맛집이구나 하는 직감이 듭니다. 회를 썬 모양, 길이, 정돈한 모습에서 이미 게임 끝입니다. 어떻게 세꼬시를 이렇게 가지런히 썰고, 이렇게 차분하게 세팅할 수 있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꼬시 아래로는 양배추가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양배추도 아주 얇고 균일하게 썰려 있습니다. 깻잎에 광어 살점 2점을 놓고, 그 아래 양배추를 집어 올립니다. 그 다음 함께 나온 날치알을 조금 올리고, 마늘에 초장과 쌈장을 듬뿍 찍어 얹습니다. 그리고는 쌈을 싸서 한입 가득 집어넣습니다.
아… 입 안에서 침이 저절로 뿜어져 나옵니다. 쌈을 씹기 시작하면 깻잎 향이 입안 가득 퍼진 뒤 초장과 쌈장의 자극적이면서도 익숙하고 새콤 달콤 구수한 맛이 퍼집니다. 그 사이로 부드러운 광어살과 양배추의 아삭한 식감이 도드라집니다.
광어살이 씹히면서 바다의 비릿한 맛과 광어살 특유의 기름진 육즙이 흘러나옵니다. 그 사이로 양배추가 머금고 있던 채즙이 흘러나와 비린맛을 감싸줍니다. 숨어 있던 날치알이 톡톡 튀어나와 씹는 재미를 더합니다. 마지막으로 마늘의 알싸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합니다.
깔끔하면서도 맛있고 너무 과하지 않은 자극적인 맛의 궁합니다. 재료 자체가 신선하고 손질과 요리를 잘해서 군더더기 없는 맛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곳은 고춧가루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국내산만 씁니다.
세꼬시를 맛본 순간 저희 4명 모두는 소주와 맥주를 시켰습니다. 술이 빠질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음식이 술을 부르는 그런 상황입니다. 라운딩을 마쳐 몸에서 열기도 뿜어져 나오는 만큼 갈증을 달래기 위해 소맥을 마시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도다리 세꼬시를 공략합니다. 깻잎 말고 상추로 쌈을 싸기로 했습니다. 상추를 앞접시 가운데 가지런히 놓고, 도다리 세꼬시 3점을 올렸습니다. 양배추를 한 젓갈 가득 집어 그 위에 곁들였습니다. 이번에는 날치알은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마늘 한 점을 들어 초장과 쌈장을 골고루 찍어 쌈 중아에 올렸습니다. 양 손으로 상추를 말아 입에 가져갑니다.
깻잎의 까끌한 식감에 비해 상추는 아주 부드럽고 아삭했습니다. 한 잎 씹기도 전에 상추가 허물어지면서 도다리 살과 양배추가 그대로 씹힙니다. 도다리는 광어보다 더 단단함 식감입니다. 육즙과 기름기는 광어보단 못하지만 특유이 고소한 맛이 입안으로 퍼집니다.
도다리의 고소함을 더하는 것은 양배추입니다. 아삭함 뒤로 터져 나온 싱그러운 채즙이 생선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광어와는 또 다른 궁합을 선보입니다. 날치알이 없어 심심하지만 도다리 본연의 식감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알싸한 마늘이 이번에도 입 속에 개운함을 선사합니다.
그렇게 마시고 먹는 것에 집중하며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라운딩을 마치고 온 후라 배가 고팠고, 음식이 워낙 정갈하고 맛있어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얼추 세꼬시를 다 먹어갈 때 즈음 우럭 매운탕을 먹을 것이냐, 물회를 먹을 것이냐를 두고 일행들과 상의를 했습니다. 날이 더워 물회로 결정했습니다.
물회는 큰 항아리 같은 도자기에 담겨 나왔습니다. 일반 냉면 그룻의배 용량을 돼 보였습니다. 빨간 육수에 얼음이 떠 있고, 그 가운데 봉긋하게 채 썬 양배추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광어 세꼬시를 그 위로 가지런히 올리고 무순 몇 개를 깔았습니다. 그 위로 삶은 전복을 절반 잘라 올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깨를 뿌려 마무리했습니다.
소면은 따로 넓은 접시에 나왔습니다. 소면을 넣고 물회를 비빕니다. 광어살과 양배추, 소면에 물회 국물이 잘 배어들게 섞은 뒤 앞접시에 덜었습니다. 소면과 양배추와 광어살을 한데 집어 입안 가득 넣었습니다.
배어 있던 국물이 상큼한 첫맛으로 입안에 퍼집니다. 뒷맛은 고소함이 밴 달달함이 있습니다. 매운맛은 아주 살짝 스쳐 지나갑니다. 육수는 상큼 달달 고소 매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뤘습니다. 그 위에 광어살과 양배추, 국수의 서로 다른 식감과 튀지 않는 본연의 맛이 얹어져 부드럽게 잘 넘어갑니다. 맛있습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청강의 반찬들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나무랄 데 없습니다. 옥수수콘 샐러드와 미역줄기 초무침, 도토리묵 김자반 무침과 삶은 메추리알이 나옵니다. 저는 이 가운데 옥수수콘 새러드와 도토리묵 김자반 무침이 가장 입맛에 맞았습니다.미역줄기 초무침도 상큼하니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청강은 깔끔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정갈하면서도 잘 조리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주력인 세꼬시와 물회는 신선한 재료를 잘 손질하고 요리해 감칠맛이 나는 음식입니다. 통우럭 매운탕은 먹어보지 않았지만 옆 테이블에서 흘러오는 냄새만 맡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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