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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가시리-남도 한정식에 해산물을 더한 푸짐한 한상

한국 견문록 [맛집기행]

by RehDen 2021. 6. 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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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긴 복도가 나온다. 양 옆으로 잘 정돈된 방들이 정갈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기다린다. 가짓수 많은 반찬을 버텨야 하는 테이블은 길고 넓다. 상이 넓으니 방도 품이 넉넉하다.

 

가지런하게 앞접시와 물컵, 수저, 젓가락이 세팅돼 있다. 물을 한컵 마시며 메뉴를 살피고 주문을 한다. 주문이 접수되면 곧바로 밑반찬이 나온다. 젓가락을 들어 토란대 들깨 볶음을 한점 맛본다. 아삭한 식감은 살아있고, 들깨가루와 갖은 양념의 깊은 맛은 잘 배어있다. 젓가락을 놓는다. 이것만 먹어봐도 알 수 있다. 맛집이다.

 

 

가시리 여의도점의 저녁 한정식 첫번째 메뉴. 낙지탕탕이, 소고기 육회, 열무 샐러드.


6월의 어느 평일. 퇴근 후 저녁 약속이 있어 여의도로 향했습니다. 날이 점점 더워져서 인지 사무실이 있는 광화문 인근에서 여의도까지 이동하는데 힘이 쭉 빠집니다. 낮동안 열심히 일해서 그런지 정신도 없습니다. 오후에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도 고픕니다. 상대방도 빨리 오리기를 기다리면 15분 정도 일찍 약속장소인 여의도 가시리에 도착했습니다.

 

 

가시리 여의도점.

 

여의도 가시리는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에 있습니다. 켄싱턴호텔 여의도 바로 앞 건물 3층이 통째로 가시리입니다. 이곳은 여의도 순복음교회 바로 앞 블록이고요, 여야 정당들의 당사가 있는 골목 끝입니다. 가시리는 과거 KFC 인근에 있었는데 얼마전 이 곳으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여의도 가시리.

 

새로 재오픈 한 셈인데요. 3층 전체 인테리어를 통해 깔끔하게 새 단장했습니다.입구에 들어서면 길게 복도가 펼쳐집니다. 양 옆으로 방들이 길게 있고요, 맨 끝에는 또 ‘T’ 자로 복도를 내서 양 옆으로 방을 꾸몄습니다. 홀이 없고 모두 방으로 되어 있고요. 방 개수는 대략25개 정도입니다.

 

 

방은 4인실부터 8인실까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을 틀 수 있어서 단체 행사도 가능해 보였습니다.다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서 행사는 할 수 없겠죠? 그리고 지금은 8인실도 4인 세팅만 해놓으셨더라고요.

 

 

가시리 실내. 긴 복도 양 옆으로 방이 있다.

 

방에 들어서면 넓은 테이블 위에 종이로 된 셋팅지가 깔려 있고요, 그 위에 앞접시와 물컵,수저, 젓가락이 가지런하게 세팅돼 있습니다.

 

직원분께서 곧바로 메뉴판을 가져다주십니다.저녁에도 정식과 단품 모두 주문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정식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한정식집에 왔으니 한정식을 먹어야지요.

 

 

8인실.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이 나옵니다. 7가지입니다. 토란대 들깨 볶음,멸치 고추장 볶음, 열무김치, 장조림, 연근조림, 참나물 무침입니다. 반찬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맛있습니다. 간도 적당하면서 양념이 잘 가미돼서 짜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납니다.

 

 

 

특히 인상에 남았던 것은 토란대 들깨 볶음입니다.이 반찬을 집에서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좋아합니다. 한정식집이나 이런 곳에 가면 자주 나옵니다. 재료 손질 단계에서부터 요리가 잘 된 느낌입니다. 껍질 등을 잘 벗겨 토란대가 질기지 않고 이물감이 없습니다. 아삭한 식감은 잘 살아있고, 들깨가루와 갖은양념이 토란대 깊이 잘 배어있습니다.

 

 

가시리 반찬.

 

연근조림과 장조림도 맛있습니다. 연근조림 역시 재료 손질과 조리에 정성을 들인 느낌입니다. 연근이 아삭하면서도 잘 씹혔습니다. 단맛과 간장 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뤘습니다. 장조림은 부드러움 그 자체입니다. 소고기 사태로 만든 것 같은데요. 질기지 않고 간이 잘 배었습니다.

 

 

미역국과 호박죽.

 

밑반찬 다음에는 미역국과 호박죽, 간장양념과 초고추장이 나옵니다. 호박죽은 죽보다는 푸딩 같은 느낌이 듭니다. 찰기는 덜하지만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부서지면서 잘 넘어갑니다. 입자도 고운 데다가가 서로 들러붙지 않아서 먹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단호박 고유의 향기는 살리면서 단맛과 짠맛이 잘 가미됐습니다.

 

 

가시리 메뉴판.

 

미역국은 보통 식당에 가면 볼 수 있는 그런 비주얼입니다.그런데 은근히 중독성 있는 맛입니다. 뭐랄까요 조미료를 잘 썼다고 해야 할까요.조미료 맛이 확 나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감칠맛이 자연적인 느낌은 아닙니다. 결론은 그냥 맛있습니다.

 

 

가시리 메뉴판.

 

초고추장이 나왔을 때부터 알아차렸습니다. 해산물이 나오리라는 것을호박죽을 다 먹을 즈음 첫 번째 메인 메뉴인 낙지 탕탕이와 소고기 고추장 육회, 열무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낙지는 자연 그대로 신선했습니다. 적당한 크기로 자른 낙지 위에 참기름을 부었습니다. 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꼬물거리는 낙지가 오돌오돌 씹히는 그 맛이 일품입니다.

 

 

가시리 메뉴판.

 

소고기 고추장 육회는 처음 먹어봤습니다. 채썬 배를 수북하게 깔고 그 위에 육회를 올렸습니다. 육회와 배를 비볐습니다. 소고기는 신선했습니다. 잡내가 없고 식감도 탱글 하면서 부드러웠습니다. 육회로 쓰는 부위가 그렇듯 지방이 없고 살코기가 많아 담백했습니다. 그 위로 양념이 아주 살짝 맛을 더합니다. 과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배가 뿜어내는 과즙이 입안을 헹구면서 개운한 맛이 납니다.

 

 

가시리 테이블 셋팅.

 

열무 샐러드도 좋았습니다. 낙지 탕탕이와도, 소고기 고추장 육회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쌈을 싸 먹는 느낌입니다. 열무를 손바닥 절반 정도 되는 크기로 썰고 그 위에 된장 양념을 살짝 뿌려 버무렸습니다. 열무 본연의 맛에 된장 양념의 맛이 조금 배어서 쌈을 먹는 느낌이 듭니다.

 

 

가시리 삶은 꼬막.

 

음식을 절반 정도 먹을 때 즈음 삶은 꼬막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초장을 찍어도 좋습니다. 간장을 찍어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너무 오래 삶지 않아 탱글 하게 씹히는 맛이 좋았습니다. 꼬막 특유의 짭조름하면서 비린듯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가시리 홍어삼합.

 

그다음 홍어삼합이 나왔습니다. 큼직하게 썬 삭힌 홍어와 삼겹살 수육, 새우젓과 마늘이 곁들여져 나옵니다. 묵은지는 다른 접시에 따로 나옵니다. 홍어는 적당히 잘 삭혀서 아주 톡 쏘지도 않고, 밋밋하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쿰쿰함과 신선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탱글하면서 쫀득한 식감도 좋았습니다. 삼겹살 수육은 비리거나 돼지 냄새가 나지 않게 잘 삶아졌습니다.

 

 

가시리 묵은지.

 

묵은지에 홍어와 수육 한 점씩을 올리고, 새우 두 마리를 얹습니다. 마늘에 초장을 찍어 가지런히 올린 뒤 한입에 넣었습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맛있습니다.

 

이제 음식이 절반 이상 다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해삼회가 나왔습니다. 신섬함이 그대로 묻어나네요. 말 없이 계속해서 해삼을 몇 점 흡입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삼을 무척 좋아합니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해삼~~

 

가시리 해삼.

 

다음으로 육전과 민어전, 야채전이 나왔습니다. 손님 명수대로 1점씩 나옵니다. 육전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담백하고 고소합니다. 야채전은 조금 딱딱하다고 할까요. 맛은 좋은데 식감이 조금 그랬습니다. 민어전은 이 계절에 딱입니다. 고소하면서 탱글한 식감이 좋습니다.

 

 

가시리 육전, 민어전, 야채전.

 

이제 마지막으로 보리굴비와 녹차 얼음물과 밥이 나옵니다. 먹는데 심취해서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보리굴비 예술이었습니다. 밥은 흑미가 섞인 밥인 공깃밥이 나옵니다. 돌솥밥을 주면 더 좋았을 텐데요. 그래도 밥맛이 아주 구수하고 좋았습니다. 녹차물에는 얼음을 띄워 시원했습니다. 밥을 말아 보리굴비 한 점 얹으니 입이 호강입니다.

 

 

가시리 4인실 룸.

 

가시리 여의도점은 전체적으로 쾌적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한정식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방이 넓고 층고도 높아 개방감이 좋습니다. 음식은 전체적으로 남도 음식입니다. 반찬은 고기보다는 해산물 위주로 나옵니다. 한정식에 꼭 갈비찜이나 불고기, 갈비 등이 있어야 하는 분은 패스~ 해산물이 좋고 회가 좋고, 보리굴비에 환장하시는 분은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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