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평일 어느 날.재택근무 다운 재택근무를 마쳐갈 무렵 아내가 드라이브를 제안합니다. 할일을 다하고 6시가 된 그 순간 아이들을 데리고 대성리역 인근으로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대성리역은 북한강변을 걷고 보고 느끼기 좋은 곳입니다.
대성리역은 북한강 바로 옆에 붙어 있습니다. 경춘선 레일이 대성리역 인근부터 북한강과 평행으로 놓여 있습니다. 이 구간을 달리는 경춘선이나 ITX를 타면 북한강을 한눈에 바라보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청평역까지는 그렇게 계속 열차가 강변을 달립니다.
대성리역 인근은 공원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자전거 길이 생기기 이전부터 벚나무가 빽빽하게 심긴 벚꽃 명소입니다. 여의도 벚나무보다도 더 굵고 높고 넓은 나무들이 족히 100m 이상은 줄을 서 있습니다.
이른 봄, 햇살이 좋은 어느 날 북한강은 천천히 흐르며 물비늘을 쉴 새 없이 만들고, 바로 옆 강변에서는 만개한 벚꽃이 바람 없는 허공에 흩날리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어서 내년 봄이 와서 다시 대성리역 벚꽃을 보고 싶습니다.
대성리역 인근 북한강변에는 벚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 바로 옆으로 아주 키가 큰 물푸레나무들도 강변을 따라 도열해 있습니다. 벚나무숲과 대성리역 사이에는 꽃밭이 조성돼 있습니다. 무슨 꽃인지 이름은 모르겠지만 노란 꽃들이 지금 이 계절 만개했습니다. 정말 너무 아름답습니다.
북한강변과 나무들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강변을 따라 청평역까지 걸을 수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 자전거 길도 잘 조성돼 있습니다. 북한강 자전거 길로 서울에서 춘천까지 갈 수 있는 자전거 길입니다.
아내와 아이들과 이곳에서 산책을 하고 사진도 찍고 쉬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일 저녁 시간대라 저희 말고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유 있게 꽃과 나무와 강과 하늘과 저 너머 산들을 천천히 오래도록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한참을 산책하고 나서 곧바로 대성리역 길 건너편에 있는 대성리 해물짬뽕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드라이브를 할 때부터 아내가 검색해둔 집입니다. 이날은 오랜만에 우리 첫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탕수육을 먹기로 정하고 중국집을 검색했습니다.
대성리역 반경 10km 정도에서 적당한 중국집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지도 앱에서 대성리 해물짬뽕을 찾고, 음식 사진을 보더니 여기가 괜찮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사진을 보니 느낌이 좋았습니다. 바로 대성리 해물짬뽕으로 정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빈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홀은 깨끗했습니다. 분위기가 중국집보다는 일반 한식집, 특히 백반집 같았습니다. 고급스럽지도 않고, 감성적이거나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아닙니다. 그냥 백반집 느낌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느낌의 식당이 좋습니다. 서민의 감성~!
사실 간판이며 건물 외관도 딱 백반집입니다. 그냥 회색 대리석으로 마감한 2층 건물 1층에 대성리 해물짬뽕이 입주해 있는데요. 간판도 일반 백반집처럼 해놓았습니다. 중국집 특유의 빨간 간판에 노란 글씨는 없었습니다. 특히 용이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의 그림도 없었고요.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방입니다. 중국집 스럽지 않게 누드 주방입니다.홀에서 주방이 보이고, 요리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주방을 보는 순간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소한 중박은 치겠구나 하는 느낌이 왔습니다.
들어가서 자리를 잡자마자 지체 없이 탕수육 소자와 짜장면, 짬뽕을 시켰습니다. 아내와 4살 아들, 저 이렇게 3명이 먹을 양입니다. 사실 좀 많다면 많을 수 있지만 저와 아내가 분발하면 다 먹을 수 있습니다. 아직 젖도 떼지 못한 막내는 요람에서 잘 자고 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주방이 분주해집니다. 주방장은 요란스럽거나 시끄럽게 요리하지 않으셨습니다. 차분하고 간결하고 빠르게 웍을 움직이는 솜씨가 대단했습니다. 한 10분 정도 지나서 주문한 음식이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우선 탕수육은 튀김이 엄청 바삭했습니다. 튀김 자체의 맛도 좋았고, 돼지고기가 겉바속초였습니다.잡내가 없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소스는 야채를 볶아 즉석에서 만들었습니다. 요즘 중국집들은 효율성을 내세워 미리 만들어둔 소스에 생 야채를 얹어서 주는 곳이 많습니다. 솔직히 이런 탕수육 먹기 싫습니다. 야채를 볶아 채수가 우러난 바탕에 소스를 만들어야 진하고 깊은 맛이 납니다.
탕수육을 소스에 버무려 먹어봤습니다. 새콤달콤한 소스의 맛이 바삭하고 겉바속초의 튀김가 잘 어울렸습니다. 소스의 점도도 딱 좋았고, 뒷맛이 개운하게 딱 떨어지면서 입안에 잔 맛이 남지 않아 좋았습니다.
짜장면은 옛날 짜장면 맛입니다. 단맛은 많이 절제하고 담백하면서 구수한 맛이 우러납니다. 야채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식감도 살렸고요. 면은 기계로 뽑았는데. 조금 얇은 듯하면서도 두께감이 좋았습니다. 탱글한 식감도 일품이었습니다.
짬뽕은 차돌짬뽕을 시켰는데요. 일단 건더기가 진짜 많습니다. 각종 해물과 야채에 차돌까지 듬뿍 들어가서 먹을 맛이 났습니다. 그리고 압권은 국물입니다. 적당히 걸쭉하지만 바디감이 묵직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담백하고 개운하면서 깊은 맛이 납니다. 면도 국물을 적당히 빨아들여 아주 맛있었습니다.
대성리 해물짬뽕은 5점 만점에 4.8점을 주고 싶은 집입니다. 맛은 당연하고요 위생상태가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중국음식을 먹으면서 뒷맛이 남지 않는 것은 오랜만이었습니다. 포천에 미미향이라고 아주 유명한 중국음식점이 있는데요, 거기는 정말 뒷맛이 남지 않고 깔끔한데요. 그곳과 견줘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정말 뒷맛이 깔끔합니다.
그리고 주방장님이 정말 착하고 친절하셨습니다. 밖에 나와 간판 사진을 찍는데 앞에서 쉬고 계시길래 말을 붙였습니다. 포천에서 장사를 하시고, 다른곳에서도 하시다가 30년 세월이 흘렀다고 합니다. 지금 대성리역 앞 이 자리에서는 3년째 중국음식점을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https://himalayamontblanc.tistory.com/59?category=902776
https://himalayamontblanc.tistory.com/58?category=902776
https://himalayamontblanc.tistory.com/56
방탄소년단도 방문한 쌍화차와 다방라면의 성지 을지다방 (4) | 2021.07.15 |
---|---|
충정로 모담 한정식, 분위기 좋고 모던한 한옥에서 맛보는 세련된 한정식의 맛 (46) | 2021.06.20 |
을지다방-힙지로 감성 깡패에서 즐기는 다방 쌍화차 한 잔 (46) | 2021.06.11 |
맥도날드-1955 버거 든든팩 재택 근무자를 위한 최고의 점심 (26) | 2021.06.10 |
여의도 가시리-남도 한정식에 해산물을 더한 푸짐한 한상 (12) | 2021.06.09 |
댓글 영역